Past_magazine_link_27

매거진 On20 취재팀 블로그

Magazine ON20 취재팀원들의 시사/대학 전문 팀블로그입니다

대세는 원룸, 그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대학에 들어오면서부터 나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게 되었다. 4학년인 지금까지 이 곳 저 곳 옮겨 다니며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도 새로운 곳에 방을 얻었다. 설이 지나고 나니 방이 다 빠져 선택권도 별로 없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신입생 발표가 나기 전에는 방이 꽤 비어 있었는데 최종발표가 나고 신입생들이 학교 근처로 집을 구하기 시작하면서 그만큼 방 구하기가 상당히 어려워 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룸은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의 참견 없이 완전히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마디로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원룸으로 몸만 빠져나오는 격이다. 얼마 전 원룸 문제 때문에 아는 언니와 신나게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언니가 자기 자취방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언니는 지은지 40년이 다 되어가는 한옥 집에서 1년째 자취생활을 해왔다. 주인집 할머니께서 이런저런 사람 사는 이야기도 들려주시고 햇볕 잘 드는 마당에 빨래를 말린다. 불

사용자 삽입 이미지
편한 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언닌 지금 생활에 꽤 만족하는 눈치다.

생각해보니 남들보다 조금 뜨신데 살아보자고 아등바등 보증금에 월세 걱정하며 이 집 저 집 저울질 하며 보러 다녔던 것이 괜히 하찮은 것처럼 느껴졌다. 역세권에 가까울 수록, 학교에서 가까울 수록, 풀옵션일 수록 돈 5만원이 누구네 집 애이름 마냥 껑충껑충 뛰어오르지만 불티나게 원룸은 팔려나간다. ‘아파트는 인간미가 없다, 사람 사는 곳 같지 않다, 산 헐고 아파트 짓는 것 좀 고만 했으면 좋겠다.’고 입으로만 말하면서 정작 요새 내가 하는 결정들에는 사람이 빠져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근 2년을 살아왔던 원룸에 있을 때는 내 옆집에 누가 있는지, 내가 사는 층에 몇 개의 방이 있는지도 잘 몰랐다. 그야말로 집 건너편에서 시체 썩는 냄새가 나도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시츄이에션이 뉴스에서가 아니라, 다름 아닌 나의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섬뜩했다.

전공서 찾아 삼만리

 전공 서적 하나에 3만원, 많게는 4~5만원까지 한다. 집에서 용돈을 받아쓰든, 주말 알바를 해서 돈을 벌든 부담이 되긴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공부하기엔 한계가 있다. 원하는 책을 다 빌릴 수도 없는 것이고, 수업 시간마다 교재를 사서 들어가야 할 경우 어쩔 수 없이 책을 사야할 때가 있다.

그래서 말인데, 입에 입소문을 타고 많은 대학생들이 헌책방을 찾는다. 하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헌책방은 직접 가기도 번거롭고, 또 원하는 책을 찾아다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진 않는다. 하지만 조금만 발품을 팔다보면 원래 가격에 1/2, 혹은 더 낮은 가격으로 원하는 책을 장만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곳에는 기존의 대형서점에선 경험할 수 없었던 것을 체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낡은 교재를 찾아다니다보면 큰 서점에 인기순대로 진열된 베스트셀러가 아닌 이름 모를 누군가가 소중히 읽어 내려갔던 그들만의 베스트셀러를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찾아간 어느 헌책방의 주인아저씨는 아버지에 이어 30년 째 헌책방을 운영해오고 계셨는데 예전보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다고 한다. 평화시장 뒷 켠의 1,2평 남짓한 공간에 4면 가득 꽂혀져 있는 책들 사이에서 낡은 종이냄새를 맡으며 조용히 마음을 다잡아보는 것도 새내기 시절의 좋은 스타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 집까지, 짧은 서울 여행

 학교에서 집까지는 딱 한 시간 정도가 걸렸다. 버스로 15분, 지하철로 갈아타는데 10분, 지하철을 타고 집까지는 딱 35분이 걸렸다. 이것이 학교와 집 사이의 최단거리였다. 아침엔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서, 저녁엔 빨리 집에 가기 위해서, 나는 이 최단시간의 경로를 이용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학교에서 집까지 가는 가장 먼 길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전에 가보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찾아내는 것이었고, 새로운 볼거리를 구경하는 것이었다. 학교 앞에 정차하는 수많은 버스들의 노선을 집까지 가는 버스들과 연결하는 것이 내 귀가 시간의 일부로 쓰이기 시작했다.

3, 40분 걸려 지하철역까지 걸어가는 일도 많았다. 버스로 10분이면 되는 거리를 늦은 저녁, 홀로 걷는 것은 꽤 마음에 드는 일이었다. 버스와 지하철은 편리하고 빠르긴 하지만 때론 사람을 더욱 지치게 만든다. 모든 사람들이 시간에 쫓겨 귀가시간을 계산하고 몸을 움직이지만, 대학생 시절엔 흘러가는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과 그 깨달은 가치에 조응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쩌면 스스로를 세상의 그 어떤 것으로부터 완전히 해방시킬 수 있는 시간이 바로 대학시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보다 '후회 없도록' 대학생활을 보내는 Tip!

 대학에 있으면서 내가 봐왔던 무수히 많은 잡지나 신문 혹은 화장실 문에 붙여진 성공 Tip에서는 보다 실속 있는 대학생활을 위한 조언들을 늘어놓고 있었다. 남들보다 더욱 빨리, 보다 편하게, 보다 좋은 곳으로 취직을 하고, 돈을 버는 방법. 오랜만에 찾은 학교 화장실에서 역시 이런 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옛날 같았으면 마음 졸이면서 이 중 내가 한 게 몇 개나 되는지, 정말 이대로 가도 괜찮은지 걱정이 됐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아무렇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 마음 속에 긴장이 풀어졌다거나 어디 믿는 구석이 있는 것도 절대 아닌데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학교에서 보다 뜻깊게 보내는 방법은 적어도 이런 것들이 아니란 것을 알았기 때문일까? 적어도 내가 대학시절을 보내는데 뜻깊었던, 꼭 간직하고 가져가고 싶은 요소들은 보다 좋은 곳에 취직하기 위한 방법들을 터득하는 것이 아니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더욱 중요한 것은 좋은 사람들을 알아가고, 또 내가 정말 좋아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나를 규정짓고 있던 보이지 않는 틀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것. 나만이 진정한 나만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꿈을 키우는 것이다.

2008/02/15 15:51 2008/02/15 15:51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안녕하세요? 예비 새내기 여러분~ 저도 10년 전 이맘 때, 여러분과 같이 대학에 합격하고 꿈에 부풀어 입학만을 기다렸습니다. 죽을 것만 같았던 수능시험과 살 떨리던 면접을 통과하고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죠. 벌써 10년이 지났네요.

앗! 제 소개가 늦었습니다. 저는 뭐, 딱히 소개할 것이 없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잘 나가는 대기업에 취직한 것도 아니고, 국가고시에 합격한 것도 아닙니다. 내세울 것 하나 없는 평범한 사람이죠. 다만 여러분들보다 10년 먼저 대학에 들어갔다는 것, 대학 생활을 미리 해봤다는 점 정도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그런 제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최근의 대학이라는 공간에 대해서 많은 고민이 들어서입니다. 제가 대학을 다녔던, 특히 제가 1학년 신입생이었던 98년도는 지금과 많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전이네요. 물론 제가 다녔던 대학시절이 무조건 좋았고 옳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생각했을 때, 10년이 지났지만 대학 새내기로서 꼭 변하지 않고 유지되었으면 하는 점을 얘기하고 싶네요.



인맥이 아니라 사람이 중요했습니다.

가장 먼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사람의 중요성입니다.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어느 정도 한정된 친구들만 만나잖아요? 그런데 대학에 오면 훨씬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선배들, 동기들과 MT도 가고 술자리도 같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죠. 그런데 최근의 인간관계가 너무 실용적이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어른들이 종종 얘기 하시는 ‘인맥이 중요하다’라는 말이 알게 모르게 우리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됩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인맥보다 더 앞서는 것이 바로 사람입니다. 나를 활짝 열어 놓고 보여주세요. 그럼 상대방도 마음을 활짝 열 것입니다. 바로 그 관계가 진정한 인맥이 아닐까 합니다. 인간관계를 나의 미래에 이익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면, 상대방은 얼른 알아차리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들어맞아 인맥을 형성하더라도 서로에게 이익이 안 된다는 판단이 들면 바로 인간관계를 끊어 버리는 모습을 가끔 봤습니다. 내 옆에 나의 마음을 열어놓고 보여줄 수 있는 사람 한명이 몇 십 명의 인맥보다는 더 소중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점보다 중요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사실 저는 학점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 그런 사람이 이런 말을 하려니 제 변명인 것 같아 부끄럽네요. 하지만 전 정말 대학 시절에서, 특히 새내기 시절에는 학점보다 중요한 그 무엇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동아리였습니다. 여행 동아리에서 활동했었는데 종종 수업 빼먹고 혼자 여행가기도 했었죠. 당연히 1학년 1학기 학점이 전성기 시절 선동열 방어율 수준이었습니다.(제 또래만 알아듣는 구식 유머인가요? 그렇담 죄송.^^;) 그런데 저는 가끔 새내기 시절의 제 학점을 떠올리며 혼자 싱긋이 웃을 때가 있답니다.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학점보다 중요한 그 무엇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새내기 시절에 한번 찾아보세요. 이것만 찾았다면 10년 후 여러분도 저처럼 새내기 시절을 떠 올리며 웃음 짓는 날이 올 것이라 100% 장담합니다.



그리고 그 무언가에 미쳐보세요.

제목 그대로입니다. 한번 미쳐보세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12년 동안 한 번도 그러지 못했잖아요? 공부에 미쳐서 열심히 공부하셨다면, 공부에 미쳐보세요. 단 주어지는 커리큘럼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의 공부에 미쳐 보세요. 한분 한분이 찾은 그 무엇은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할 것입니다. 그것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평가받는가는 나중에 생각하세요. 시간은 많잖아요? 여러분이 찾은 것이 바로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은 버리세요. 좋아서 하는 것인데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미쳐서 즐길 수 있으면 그만입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세계 최고가 되어있을 수도 있고, 그냥 취미가 될 수도 있겠죠.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미쳐서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내기 시절 1년만큼은 각박한 세상을 잊어봅시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여러분의 대학 1학년 시절은 평생을 통틀어 단 한번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짓을 하더라도 대학교 1학년이니까 라는 이유로 다 용서가 됩니다. 여러분의 자유로움을 극한으로 끌어올려보세요. 왜 철학자가 유명해지기 위해서는 자신의 사고를 극한까지 밀어 붙여야 한다고 하잖아요. 여러분은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입니다.

대학의 낭만과 같은 거창한 말은 하고 싶지 않네요. 사실 저도 잘 모르고, 요즘 시대와는 동떨어진 얘기 같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일 대학 새내기 1년. 10년 뒤 웃음지울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02/13 09:57 2008/02/13 09:57